“조용히 안해! 왜 또 싸우고 그래.” 이러면 또 다시 안싸울까요?
차마라: 선생님, 오늘 우리 반 아이가 저 또 때렸어요.
선생님: 그래서 어떻게 했어?
차마라: 엄마가 “3번까지는 참아. 그 때도 그러면, 너도 때려라”라고 말씀하셨어요.
선생님: 왜 3번까지 참아야 되는데?
차마라: 몰라요?
선생님: 3번까지 참다가 갑자기 네가 때리면, 당황하지 않을까?
차마라: 왜요?
선생님: 3번 때릴 때까지 그냥 너는 맞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때릴 때마다 아무 말 하지 않았다며?
화를 내면, “화내지 말아라.”
울면, “울면 바보야.”
이런 말을 학생들은 어떻게 해석할까요?
“아, 정서를 표현하면 안돼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정서마비. 그래서 장례식장에 가서도 눈물이 안나옵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정서마비”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각 증상도 없습니다. 화냈다고 하면, “내가 언제?”라고 되레 소리를 지릅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화를 내거나, 서로 큰 소리 치면서 싸울 때 우리는 당황합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을 바라보는 선생도 정서표현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학습한 적이 없거든요. 그냥 “조용히 안해?”라고 소리치거나, “울지마, 그런 걸 가지고 우냐?”라고 무시해버립니다. “우리가 애들 인성교육도 시켜줘야해? 그런 것은 애들 엄마, 아빠가 해줘야되는 거 아냐?”라면서 되레 짜증을 냅니다. 이렇게 말했다면, 그 선생도 정서마비에 걸린 것입니다.
미소. 서양인들이 우리와 대화할 때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입니다. 미소지을 상황이 아닌데,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거든요. 아주 기분 나빠 합니다. 일본사람 표정? 떠오르는 것은 “미소”입니다. ‘정서왜곡’입니다. 괜찮아서 웃는 게 아니라, 정서를 그대로 표현하면, 사무라이 칼에 찔려 죽었던 경험때문에, 미소가 민족정서표현수단이 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정서를 언어로 표현하면 무시되거나 바보 취급을 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행동하기도 합니다.
침묵. 화나면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부모가 화나면, 고함을 치거나 윽박질렀던 경험에 질려서, 수동적으로 침묵으로 분노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얼굴 표정으로 말합니다. 째려보거나, 찡그리거나,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런 경험을 당하면, 아이들은 ‘아, 이젠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않는구나’라면서, 내가 사람들에게 화를 내면,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확대해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찌 하면 될까요?
먼저, 느낌(feelings)과 행동(behavior)은 다르다고 가르쳐줍니다. 슬프거나, 화나는 느낌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행동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거나 다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입니다.
매번 싸우거나 화낼 때 귀찮아서, 소리치거나, 혼내는 식으로 하면, 당장은 수그러들기 때문에 “에이, 뭐 이렇게까지?”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 때마다 아이들은 화를 적절하게 내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됩니다. 그냥 나 보다 힘쎈 사람이 뭐라 하면, 그냥 속으로 분노를 억누르게 됩니다. 가끔 착하던 사람이 폭발하면, 엄청난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착하던 사람이, 믿을 수 없네”
그동안 억눌려왔지만, 그 분노를 더 이상 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폭발한 것입니다. 분노가 일어났을 때마다 적절하게 풀어주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른들의 책임입니다. 특히, 내가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그 책임은 더 큽니다. 소년소녀기 때 나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타인(significant others)은 선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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